세계유산영향평가 따른 정비사업 지연·재산권 제한 우려
[도시경제채널 = 박준범 기자] 서울 중구 주민들이 ‘한양의 수도성곽’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이는 건축·정비사업을 지연시키고 재산권을 제한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중구는 주민 3500여명의 서명이 담긴 등재 반대 의견서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유네스코·이코모스에 각각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양의 수도성곽’은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을 아우르는 국가 유산으로,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등 관계기관은 지난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한양도성은 중구 광희문에서 다산동과 남산을 거쳐 숭례문으로 이어진다.
중구에 따르면, ‘한양의 수도성곽’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성곽 100m 이내 구역이 완충구역으로 지정돼 건축·정비사업 추진 시 영향평가가 의무화된다. 따라서 평가 절차에 평균 1~3년 정도 추가로 시간이 소요돼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곽 주변에는 신당9·10·13구역 등 주택 정비사업과 남산타운 리모델링, 광희동·DDP·서소문 일대 도심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영향평가 대상이 완충구역 밖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중구는 “완충구역 밖의 사업도 국가유산청이 영향평가 실시를 요청할 수 있다”며 “성벽이 남아 있지 않은 유실 구간 역시 지하 유구 보존이나 연속유산의 경계 설정 등에 따라 검토 대상에 포함돼 성벽과 직접 맞닿지 않은 지역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중구는 지난 9월3일 신당누리센터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당시 주민들은 등재 추진에 반대하는 의견서와 35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연명부를 구에 제출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문화유산의 가치 보존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정비사업을 준비해 온 구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 역시 행정에서 세심하게 챙겨야 할 책무다”며 “주민들의 우려와 의견이 관계기관에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사업장별 맞춤형 지원으로 도심 개발이 안정적으로 추진되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구는 오는 11월5일 신당누리센터에서 2차 주민설명회를 열어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추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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