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아파트, 서울의 2.2배 ↑…5년 만에 최대 격차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서울 강남권 집값이 조정을 받는 사이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역이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와 가격 피로감에 봉착한 수요자들이 입지 여건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기 남부 및 비규제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수도권 집값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는 모양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오르며 9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상승 폭은 전주(0.13%)보다 0.04%포인트 감소하며 2주 연속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서울 부동산시장의 상승 폭 축소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약세 탓이다.
강남구(-0.38%)와 서초구(-0.35%)는 각각 1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낙폭 또한 전주 대비 더욱 커졌다. 송파구(-0.22%) 역시 8주 연속 약세를 보이며 하락 폭을 넓혔다.
반면 경기도는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 0.20%를 기록하며 서울 상승률(0.09%)의 2.2배에 달하는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 집값이 동시에 상승하는 가운데, 경기 상승률이 서울의 2배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10월 이후 5년 만이다.
경기지역의 가격 상승은 대규모 일자리와 교통망을 갖춘 경기 남부권이 주도했다.
군포시(0.58%)와 수원시 영통구(0.58%)는 이번 주 경기지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용인시 기흥구(0.54%)와 의왕시(0.47%), 화성시 동탄·병점구 등 반도체 산업 배후 주거지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들도 일제히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에서는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군포시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 전용 84㎡는 최근 12억원에 거래됐고,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같은 평형도 16억6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수원 영통구 신나무실풍림의 같은 평형 역시 지난 8월 대비 1억5000만원 이상 오른 10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특히 규제 여부와 상관없이 실거주 선호도에 따라 상승세가 나타나는 점이 눈에 띈다. 규제지역인 수원 영통·용인 기흥·화성 동탄의 강세와 더불어 비규제지역인 군포와 화성 병점 등이 상승률 상위권에 오르며 ‘지역별 키 맞추기’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도권 전체 거래량이 주춤하는 상황에서도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거래량은 오히려 폭증했다. 지난 9월 화성 동탄의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 대비 77% 증가했고, 수원 영통과 용인 기흥 등지에서도 거래 증가세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지속된 집값 상승 및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와 서울 전세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가성비’와 ‘직주근접’을 찾아 경기 남부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경기 남부 반도체산업 배후 지역의 과열 현상이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확산하는 ‘키 맞추기’가 진행 중이다”며 “전월세 매물 부족 장기화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경기 남부 주거지로의 매수 이동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기도 내부에서도 지역별 온도 차는 뚜렷하다. 최근 정부가 신규택지 후보지로 발표한 김포·고양·의정부 등은 경기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고, 이천과 파주 등 일부 지역은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히 외곽으로 매수세가 퍼지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일자리 배후 수요와 양호한 교통 인프라, 풍부한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경기 남부 핵심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는 ‘선별적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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