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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판결과 같은 효력” 믿었다가 낭패… 기한 없는 제소전화해, 집행 단계서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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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판결과 같은 효력” 믿었다가 낭패… 기한 없는 제소전화해, 집행 단계서 막힌다

유덕부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5 09:05:37
엄정숙변호사 "각 채무별 이행시기 조건 분명히 기입해야"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제소전화해가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 설명만 믿고 합의서를 작성했다가, 정작 강제집행 단계에서 집행문 부여가 거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이행 시점이 특정되지 않은 이른바 ‘기한 없는 제소전화해’는 내용상 승소와 다름없어 보여도 실제 집행에서는 무력화되기 쉽다.

15일 엄정숙 부동산전문변호사 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제소전화해조서는 집행권원이기 때문에 법원은 집행문 부여 단계에서 해당 채무가 이미 집행 가능한 상태인지 형식적으로 심사한다”며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이행기 도래 여부인데, 기한이 불명확하면 판결과 같은 효력이라는 말이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무에서 흔히 쓰이는 문구는 “임차인은 부동산을 인도하기로 한다”, “임대인은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수준에 그친다. 당사자와 목적물, 채무 내용은 특정돼 보이지만, 언제까지 이행해야 하는지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민사소송상으로는 기한 없는 채무도 즉시 이행청구가 가능하지만, 집행 단계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집행법원은 제소전화해조서 자체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조서에 기한이나 도래 조건이 없으면 집행문 부여 자체를 주저하게 된다.

전세금 반환, 명도, 연체차임 정산을 하나의 제소전화해조서에 담을 경우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각 채무의 성격과 이행 시점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단순한 합의 문구만 적어두면 어느 채무를 언제부터 집행할 수 있는지가 모호해진다. 형식상 합의는 성립했지만, 집행권원으로서의 기능은 약화되는 구조다.

엄 변호사는 “각 채무별로 이행기와 조건을 분리해 명확히 적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명도 의무는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명시하고, 보증금 반환은 인도 완료와 연동된 동시이행 구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체차임이 있다면 별도의 지급 기한과 지연손해금 조건을 붙여 독립적인 집행 대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임대차계약 해지 시점이 도래했다면 해지일을 조서에 먼저 특정하고, 그 해지일을 기준으로 명도와 보증금 지급 기한을 연동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아직 계약 종료 전이라면 종료일을 명시한 뒤, 종료 이후 단계별 이행 일정을 정리해야 집행 단계에서 혼선이 없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는 소송 한 번으로 분쟁을 정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문장 하나에 ‘언제까지’가 빠지면 집행권원으로서의 힘이 크게 떨어진다”며 “특히 전세금 반환과 명도를 함께 정리하는 경우에는 초안 단계부터 집행문 부여와 강제집행까지 염두에 두고 기한과 조건을 집요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자 입장에서는 다 합의한 내용처럼 보여도, 집행법원 입장에서는 집행 가능한 시점이 보이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며 “제소전화해를 준비할수록 기한은 빼지 말고 오히려 더 명확히 적어야 분쟁을 진짜로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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