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국평 매매 20억원·전세 11억원 ‘쌍끌이 급등’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한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6주 연속 이어지고 있는 반면 강북은 성북·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중저가 단지의 상승세 거세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평탄화 과정’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과연 서울 집값의 향방이 어떻게 갈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기준 강남구(-0.36%)와 서초구(-0.26%)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주 연속 하락했다. 전주 하락 전환했던 송파구(-0.12%) 역시 낙폭을 키우며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현장에서는 최고가 대비 10억원 이상 호가를 낮춘 급매물 위주로만 간헐적 거래가 이뤄지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신반포2차 전용면적 107㎡는 지난 14일 46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최고가(61억5000만원) 대비 불과 1년 만에 15억30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직전 거래인 올해 7월(56억2000만원)과 비교해도 두 달 사이 10억원이 추가 하락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172㎡ 역시 지난 6일 60억원에 거래돼 지난 4월(71억원) 대비 11억원 낮아졌다. 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 82.5㎡는 지난해 11월 60억7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들어 46억~48억원선에서 조정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강남권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 강북 주요 지역과 서울 외곽은 매매와 전세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9월 둘째 주 기준 중랑구(0.51%), 도봉구(0.47%), 서대문구(0.47%), 성북구(0.43%), 동대문구(0.36%) 등 강북권 아파트값은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올해 누적 매매 상승률 1위인 성북구(14.01%)와 동대문구(10.59%) 등에서는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국평 매매가가 20억원을 넘어서는 단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거세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누적 상승률은 9월 둘째 주 기준 7.79%로 지난해 같은 기간(1.16%)의 4.7배에 달한다.
누적 전세 상승률 서울 최고치인 성북구(12.84%)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전세 11억원에 신규 계약됐다. 도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용 84㎡ 전세도 지난달 10억원에 거래됐고,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 전세 호가는 12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강남을 포함한 지역에 하락이 시작돼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며 “과거 강남은 꼭대기에 있고 타 지역은 낮게 위치한 수직적 구조였다면, 현재는 강남은 내리고 외곽은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강남권 아파트값 약세의 주된 원인으로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초고가 주택 대출 규제, 실거주 중심 세제 개편 등 ‘삼중고’를 꼽는다.
여기에 지난해 시행된 ‘10·15 대책’으로 25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최대 2억원으로 제한되면서 막대한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일부 수요자를 제외하고는 시장 진입이 사실상 차단됐다.
장기보유공제율 축소와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실거주 중심 세제 개편안도 매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호가를 낮춰 급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그동안 충분한 가격 상승을 누린 장기 보유자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세 부담 탓에 이를 받아줄 매수세가 부족하다”며 “세제 개편안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매물이 추가로 풀리면서 가격 조정 및 안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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