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정부가 초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초고가 주택’ 기준선 신설을 추진하면서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초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16일 정부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를 앞둔 ‘2026년 세법개정안’에는 ‘초고가 주택’ 기준선이 새롭게 명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실거래가 12억원을 ‘고가 주택’으로 지정해 세제 규제를 적용해 왔는데, 그 위에 초고가 주택에 대한 새로운 세금 구간을 얹어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세법에서는 12억원이 넘는 15억원짜리 마포 아파트나 100억원이 넘는 한남동 펜트하우스가 똑같은 ‘12억 초과 고가 주택’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1주택자라는 이유로 초자산가들까지 세제 감면 혜택을 똑같이 누려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현 시세를 감안해 ‘진짜 초자산가’만을 겨냥한 새로운 과세 구간을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초고가 주택 기준을 ‘30억원’으로 정하는 것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며 사실상 기준을 더 높게 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시가 30억원짜리 아파트를 공시가격으로 환산하면 10억원대 후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따라서 30억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공시가격 10억원대 아파트를 가진 실수요자들까지 ‘초고층 부자’로 몰아 과세하게 되므로 과세 범위가 너무 넓어지게 된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7월 초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57.7%, 서초구 아파트의 53.3%가 시세 30억원을 넘어섰다. 만약 초고가 기준을 30억원으로 설정해 세금을 강화하면 강남권 거주민 2명 가운데 1명꼴로 초고가 주택 과세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초고가 주택 기준을 ‘40억원 이상’또는 ‘50억원 초과’ 수준으로 잡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40억원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강남·서초의 해당 비중은 약 30%(서초 29.8%, 강남 26.9%) 내외로 좁혀지고, 용산구는 17.6%가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반면 업계 관계자들은 초고가 기준선이 신설되면 그 아래 이른바 ‘준초고가’ 시장이 되레 달아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기조대로 40억~50억원이 초고가의 기준이 된다면, 30억원대 아파트로 매수세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임대차 시장으로의 세금 전가 가능성도 문제다. 해당 집주인들의 추가 과세를 감당하기 위해 월세를 올리거나 전세 보증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가 50억원을 공시가격 현실화율로 고려하면 35억원 정도인데 이 이상은 공제 적용률을 10%p씩 차감하면 과세 형평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공제율은 최대 50%까지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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