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전문 건설사 1714곳 폐업, 하단 붕괴
[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공사비 폭탄’과 ‘돈맥경화’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2000여곳이 넘는 건설사가 폐업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최다 기록이다.
13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는 총 209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1746건) 대비 19.8% 급증한 수치다.
상반기 기준 폐업 건설사 수가 2000곳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지난 2014년(2194곳)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원청사 부실의 충격을 직접 흡수하는 하도급 전문 건설사의 폐업이 1714곳에 달했다. 이 기간 부도난 건설사 역시 지난해 8곳에서 올해 9곳으로 늘어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현재 건설투자 부문에 대해 비주거용(반도체 공장 등) 건축의 일시적 증가로 전체 감소폭은 다소 축소됐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핵심 수익원인 주거용 건축과 토목 부문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건설비용의 상승 압력이 장기화되면서 건설사의 마진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고환율 지속과 중동 정세 불안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건설 현장의 실질 물가 압박도 급속도로 커졌다. ‘공사비 물가 상승률(건설기성 디플레이터)’은 지난 3월 2.8% 수준에서 4월 4.9%를 거쳐 5월에는 5.5%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자재비와 인건비 등이 한꺼번에 오르면서 공사를 하면 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게다가 경색된 PF시장은 건설사의 돈줄을 바짝 죄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CERIK)의 건설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금융권이 건설시장에 새로 빌려준 PF 자금은 141.5조원에 그친 반면 만기가 돼 건설사로부터 회수하거나 빚을 갚게 해 빼간 자금은 202.8조원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61.3조원의 자금이 다시 금융시장으로 빨려 들어간 셈이다. 건설시장 입장에서는 새로 들어온 돈보다 빠져나간 돈이 훨씬 많아 유동성 가뭄을 겪고 있다.
잠재된 부실 사업장도 적지 않다.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C) 및 부실우려(D) 등급을 받은 PF 여신 규모는 16.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PF 위험 노출액의 약 10% 내외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위험 사업장의 정리·재구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부실 우려 사업장이 남아있어 언제든 연쇄 도산과 금융권 동반 부실을 자극할 수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을 겪으며 악화된 지표들이 앞으로 더 등장할 것이다”며 “지금은 대형 건설사들이 수도권 정비사업이나 신도시 개발 위주로만 움직이고 있어 자금과 수주 모두 소외된 지방의 중소 업체들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도시경제채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