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2026년 2월 6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 중 직원의 단순 입력 오류로 62만 BTC가 잘못 지급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빗썸에서 발생한 ‘유령 비트코인’
원래는 2천 원 상당의 보상을 지급하려던 것을 ‘BTC’ 단위로 잘못 입력해, 약 700명에게 수십 조 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오지급된 것이다.
일부 이용자가 이를 즉시 매도하면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0% 이상 급락하는 ‘플래시 크래시’ 현상이 나타났다.
빗썸은 잘못 지급된 자산의 99% 이상을 회수했지만, 약 133억 원 규모는 이미 현금화돼 추가 회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빗썸이 실제 보유한 수량보다 훨씬 많은 코인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빗썸이 보관 중인 비트코인은 약 4만2천 개였는데, 이번에 지급된 수량은 이를 10배 이상 초과했다.
이 때문에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코인’ 논란이 불거졌고, 금융당국은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와 형사처벌 사례
이번 빗썸 사태는 2018년 삼성증권에서 발생한 ‘유령 주식’ 사건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당시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배당 과정에서 ‘1,000원’을 ‘1,000주’로 잘못 입력해 존재하지 않는 주식 28억 주를 직원 계좌에 입고했다.
이는 당시 발행 주식 수의 30배를 넘는 규모로, 시가 환산 시 약 112조 원에 달했다. 일부 직원들이 이를 실제로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12% 가까이 폭락했고, 시장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삼성증권 사태 당시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은 형사·민사·사내 징계 등 다층적 책임을 졌다.
2022년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및 배임 혐의를 인정해 직원 8명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주요 가담자 2명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직원들도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받았다.
법원은 유령주식 매도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도 직원 13명에게 총 4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회사의 내부 통제 부실도 인정돼 책임은 일부 제한됐다.
유령 주식을 매도한 직원 16명을 포함해 총 23명이 해임·정직·감봉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삼성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와 신규 위탁매매 업무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았고, 당시 대표이사는 사임했다.
빗썸 사태와 삼성증권 사건의 공통점 및 차이점
두 사건은 모두 ‘원 단위와 주식·코인 단위 혼동’이라는 단순 실수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결과는 수십 조 원 규모의 ‘유령 재화’가 탄생해 시장을 뒤흔든 것이다.
공통적으로 보유하지 않은 자산이 전산상으로만 생성돼 거래되었고, 일부 참여자가 이를 실제로 매도해 시장 혼란을 초래했다.
삼성증권 사태는 실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도가 발생해 주가가 폭락했고, 직원들이 형사 처벌까지 받았다.
반면 빗썸 사태는 대부분의 자산이 회수됐고 외부 전송은 없었다. 그러나 일부 자산이 현금화돼 손실이 발생한 만큼, 향후 법적 책임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내부 통제 시스템의 허술함…제도적 보완 필요성
두 사건은 금융·가상자산 시장 모두에서 내부 통제 시스템이 한 명의 실수로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 입력 오류가 수십 조 원 규모의 ‘유령 자산’을 만들어내고,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내부 통제 강화와 공매도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빗썸 사태는 여전히 허술한 관리 체계를 드러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는 제도권 금융보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령 재화’가 던진 경고
유령 주식·유령 코인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시장 시스템의 근본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다. 자산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도 전산상으로 생성·거래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삼성증권 직원들은 실수로 입고된 주식을 매도해 형사·민사·징계 책임을 졌다.
빗썸 사태 역시 일부 자산이 외부로 유출된 만큼, 법적 책임 논란이 불가피하다.
두 사건은 “한 번의 실수가 수십 조 원의 유령 재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금융·가상자산 시장 모두에서 내부 통제 강화, 책임 규명,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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