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토허제 확대 검토 vs 전문가, 임시방편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 등을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규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거래 급감 속에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쏠리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의 지난 7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27건으로, 전월(2581건) 대비 약 68% 급감했다. 또 기흥구도 1180건에서 250건으로 약 78.8%, 구리시는 457건에서 85건으로 약 81% 각각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6·30 대책으로 동탄·기흥·구리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토허구역으로 묶인 뒤 실거주 의무 규제가 거래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 3개 지역은 규제 지정 이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화성시 동탄구의 경우 규제 직전인 6월 마지막 주 1.46%였던 상승폭이 8월 셋째 주 0.12%까지 줄었지만, 8월 넷째 주 0.54%, 9월 첫째 주 0.22%로 다시 뛰어올랐다. 용인시 기흥구와 구리시 역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 내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구 청계동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7㎡는 지난 6월 21억8000만원을 찍었다.
또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힐스테이트기흥 전용 72㎡도 지난 8월 최고가 11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성사됐고, 구리시 인창동 대장 단지인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59㎡ 역시 최근 12억7000만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규제로 인한 공급 경색과 심리적 불안감이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프롭테크리서치랩 랩장은 “토허제 지정과 대출 규제가 매도자의 갈아타기를 어렵게 만들어 매물 잠김을 유발하고, ‘지금 안 사면 못 산다’는 조급증 심리를 자극해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근 비규제 지역에선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동탄과 인접한 병점의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지난 6월 말 0.16%에서 지난 8월 셋째 주 0.46%까지 확대됐다. 또 수원 권선구의 경우 8월 넷째 주(0.58%)와 9월 첫째 주(0.48%) 상승률이 동탄의 2배 수준으로 높았다.
구리시와 인접한 남양주시 역시 규제 직전 0.16%에서 9월 첫째 주 0.22% 상승하며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인접한 규제 지역인 구리시(0.21%)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토허제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 후보자는 “서울에서도 규제를 완화하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을 때 주택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현 정부의 규제 강화 방침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물 잠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실거주 유예 특례 신청 기한을 당초 올해 말에서 내년 12월31일까지 1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거래 단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숨통을 터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세조정 보완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예기간 연장이 당장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무주택 요건과 2년 실거주 의무가 상존하는 한 매물 폭증이나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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