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미·이란 전쟁 여파로 3월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이탈이 월간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하며 코스피 내 외국인 시총 비중이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4월 들어 매도 강도가 완화된 가운데, 7일 예정된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이 외국인 수급 방향을 가를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35조7480억원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으로, 하루 평균 약 1조7000억원이 시장을 빠져나간 셈이다. 4일과 10일, 18일 등 단 3거래일을 제외한 전 거래일에 매도 우위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넘어선 대규모 이탈로 평가된다.
그 결과 코스피 내 외국인 시총 비중은 3월 말 기준 36.28%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2월 26일 38.10%까지 확대됐던 비중이 한 달 만에 2%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이탈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삼성전자에만 약 15조5000억원의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으며, 3월 27일 기준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48.90%로 2013년 10월 이후 약 12년 6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환율도 매도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3월 31일 달러·원 환율 종가는 1530.1원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약세가 심화될수록 외국인의 달러 기준 자산 가치는 추가로 낮아지는 구조인 만큼, 차익 실현과 위험 회피 심리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4월 들어서는 흐름이 일부 달라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4월 3일 8035억원을 순매수하며 12거래일 만에 매수세로 전환했다. 코스피가 당일 4% 넘게 급락한 상황에서도 전날 순매도액이 제한적 수준에 그쳤다는 점도 매도 강도 약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소폭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가 이어졌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저평가 논거가 제기된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2006년 이후 하위 1% 수준의 역사적 저점 구간에 근접해 있다"며 "과거 이 같은 구간에서 외국인이 장기 순매도로 전환한 사례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저가 매력만으로 외국인 복귀를 속단하기 어렵고 펀더멘털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병존한다.
시장의 관심은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로 모이고 있다. 와이즈리포트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38조원대 수준이며, 메리츠증권은 53조9000억원으로 상단 추정치를 제시한 상태다. 대신증권 정해창·이경민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3월 수출이 견조했던 만큼, 실적 발표를 통해 경기 펀더멘털이 재확인될 경우 증시 회복의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의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 여부는 실적 결과와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거쳐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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