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귀책에도 보상은 ‘무료 취소’뿐…국토부, “보상기준 검토”
[도시경제채널 = 박준범 기자] 국제 유가 상승으로 항공권 변경·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낮은 동남아지역 등 단거리 노선의 운항이 줄고 있지만, 항공사 귀책으로 인한 감편임에도 소비자 보상은 사실상 1회 무료 변경이나 취소에 그쳐 불만이 커지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대다수가 항공유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4월 이후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축소하고 있다. LCC를 중심으로 왕복 기준 1000편 가까이 운항 건수가 줄었고, 6월 운항 계획은 아직 미정으로, 감편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전체 항공편 대비 감편 비중은 크지 않다. 제주항공의 경우 5~6월 두 달간 국제선 왕복 187편이 줄었다. 이는 전체 국제선 운항의 4%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가 20% 이상 감편하면 운수권과 슬롯(항공기 이착륙 배정 시간)을 회수할 수 있지만, 현재 그 기준에 도달한 항공사는 없다.
주요 감편 지역은 수익성이 낮은 동남아 노선이다. 그간 점유율 경쟁으로 공급이 과잉된 데다 불법 도박·사기 등의 치안 우려로 촉발된 ‘캄보디아 사태’ 이후 수요마저 줄면서 이중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현지 급유 시 추가 비용이 늘어나 감축 우선 대상에 꼽힌다.
감편 대상 항공권을 예매한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고객 측 사유로 항공편을 변경·취소할 때는 위약금과 수수료를 부과하면서도, 항공사 귀책으로 감편이 발생하면 대체편 제공과 1회 무료 변경·취소 외에 별도의 보상이 없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3~4월 항공권 취소·변경 관련 상담은 349건으로, 2024년 동기 대비 56.5%, 2025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소비자원은 국적기와 외국 항공사의 보상 기준이 유사한 수준이라면서, 대체편이 제공되지 않거나 환불 절차가 지연될 경우 소비자원 상담 후 피해구제 절차를 밟을 것을 권고했다.
국토부는 항공사들이 예매 시간대와 최대한 가깝게 대체편을 제공하고, 환불 요청 시 지연 없이 처리하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이번 사태가 ‘전쟁·천재지변·긴급 정비’에 준하는 불가항력으로 규정해 면책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해당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박고 있다.
국토부는 “소비자 보호 기준과 제도 운영 현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의 제도 개선보다는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근 들어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오는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적용 단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도시경제채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