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 발송 시 우체국까지 동행 ‘치밀한 밀실거래’
[도시경제채널 = 유주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CJ제일제당 4개 사의 가격 담합 행위를 적발해 역대 최대인 7475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7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결과 이들 4개사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7년5개월에 걸쳐 식품업체, 제지사, 철강사 등 사업자간 거래에 적용되는 전분·전분당 가격의 인상·인하를 합의하고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분사들은 COVID-19, 러·우 전쟁 등으로 국민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원가변동 부담을 거래 상대방에게 전가하기 위해 가격담합을 했고, 이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들 4개사는 지난 2018년 5월~2025년 10월 사이 총 8차례에 걸쳐 원가 상승분을 거래상대방에게 전가하기 위해 판매가격 인상을 합의했다. 또 옥수수 가격 인하 시기에는 가격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인하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5차례 합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형 실수요처에는 가격을 인하하고, 소규모 실수요처·대리점 등에는 최대한 판매가격을 유지했다.
또 가격 변경 시 거래처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변경 폭과 시기뿐 아니라 가격 변경의 근거와 공문 발송 시기 등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4개 사는 품목별 목표가격을 정한 뒤 각 회사별로 그보다 높은 가격을 순차 통보해 거래처가 결국 목표가격을 수용하도록 유도했다.
합의 이후 전분사들은 각자 실수요처에 공문을 발송하기로 한 날짜에 상대방 회사를 방문해 공문에 인상 폭과 시기 등이 합의 내용대로 기재됐는지 점검하고, 우체국까지 동행해 공문 발송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에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을 내리고, 4개 사가 독자적으로 가격을 재결정해 향후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조치했다. 가격 재결정 명령은 2006년과 2026년 밀가루 담합 건, 2026년 인쇄용지 담합 건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행위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법 집행을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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