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박준범 기자] 정부가 고시원 각 호실 내에 욕조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지난 12일 각 호실 내 욕조 설치를 허용하고 책상 설치 의무를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기존 고시원은 각 실별로 책상 등 학습시설을 갖춰야 하고, 취사시설과 욕조 설치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1인가구가 고시원을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늘어남에 따라 안전과 무관한 일부 건축 기준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개정을 추진했다.
개정안은 설치 불가 항목에 취사시설만 남기고, 각 실별 학습 시설 구비 의무 조항은 삭제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이번 개정안은 현장 생태계를 모르는 최악의 탁상행정이다”며 “좁은 방에 욕조를 넣을 게 아니라 최소한 개인 취사시설이라도 허용해 밥이라도 스스로 지어먹을 수 있게 고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좁고 방음도 안 되는 방에 욕조를 넣으면 곰팡이 등 위생 악화만 초래한다”며 “실질적 서민 주거 안정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주거 공간과 내 집 마련의 희망이지 폐버스나 방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욕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튜브 채널 ‘오세훈TV’를 통해 “청년 주거 정책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이처럼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국토교통부는 “고시원 이용자와 관련 협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해당 규정을 재검토하겠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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