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김학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수급사업자로부터 축전지 및 배터리팩 관련 기술자료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법정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우진산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26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진산전은 지난 2021년 1~2월 사이 철도차량 축전지와 전기버스 배터리팩 제조를 외부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해 납품받는 과정에서 총 11건의 기술자료를 이메일 등의 방식으로 요구해 제공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진산전은 기술자료 요구 목적, 권리 귀속 관계, 대가 등 법률상 필수 기재사항이 포함된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고, 일부 제공받은 자료에 대해서는 비밀유지계약(NDA)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자료에는 축전지 구성품 설명서, 2D·3D 도면, 고장 및 소요재료 명세서, 배터리팩 유지관리 지침서,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매뉴얼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자료는 그러나 제품 설계와 제조, 유지보수 및 운영에 직접 활용되는 핵심 기술정보라는 점에서 법적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특히 축전지 관련 자료가 제품의 규격, 구성, 부품 사양, 유지보수 정보, 고장률과 고장 유형 등 제조 및 운영 전반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담고 있고,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와 기술적 유용성을 갖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또 배터리팩 유지관리 지침서와 모니터링 프로그램 역시 제품 구성도와 전장부품 조립도, 운용 및 점검 방식, 데이터 분석 및 표시 기능 등 실질적 기술적 자산으로 판단했다.
현행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가 없는 기술자료 요구 자체를 금하고 있고,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요구 목적, 권리 귀속, 대가 등 핵심 사항을 서면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또 기술자료 제공 시점까지 비밀유지 범위, 접근 권한, 목적 외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우진산전이 실제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유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공정위는 앞으로도 수급사업자의 기술 보호를 위해 기술자료 유용 행위뿐 아니라 기술자료 요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절차 위반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감시와 점검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술유용과 서면 미교부 행위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정액과징금 상향과 과징금 부과기준 개선 등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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